한벽루 아래에 있는 터널부터 색장동 마을까지 이어지는 전주의 바람쐬는 길을 아시나요? 한옥마을이나 자만벽화마을 같은 유명한 관광지에서도 걸어서 5분거리면 갈 수 있는 곳으로 산책로가 잘 놓여있습니다. 유명 관광지에서 여행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잠시 복잡한 관광지에서 벗어나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바람쐬는 길을 산책해보시는 것도 참 좋을 듯 합니다.
바람쐬는길의 시작점은 작은 터널입니다. 어둡지만 신비로운 분위기의 터널을 천천히 걷다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는 듯 한데요. 서로 다른 두 공간을 이어주는 터널의 특성을 생각해보니, 이 통로를 통과하면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디는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터널을 나오자마자 왼편에는 승암산의 산맥이 이어지고 오른편에는 잔잔하게 전주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많은 산책로들 중 이렇게 산과 강이 둘러싼 곳은 많이 없는데, 이 바람쐬는길은 멋진 자연 경관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차도와 분리되어 나무 데크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오고가기 편리하고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책로를 조금만 따라가다 보면 전주자연생태박물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주자연생태박물관은 저렴한 입장료로 다양한 체험학습을 즐기고 전주 생태의 변화과정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들리지 않았지만 전주천에 살고 있는 생물들의 정보를 알고 싶으시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전주자연생태박물관
위치ㅣ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 21
전화ㅣ063)288-9540
운영시간ㅣ9:00~ 18:00(월요일 휴무)
바람쐬는길의 산책로는 두 갈래길로 나뉘는데요. 위쪽으로는 산책 데크를 따라 가는 길이 있고 아래쪽으로는 전주천 가까이서 산책하는 길이 있습니다. 지금은 위쪽길로 올라가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아래쪽 길로 가볼 예정입니다.
전주자연생태박물관 바로 옆에는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로 운영되는 '오래된미래'가 있습니다. 1층은 카페, 2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는데요. 1층 카페로 들어서자 전주천의 경관이 잘 보이는 통유리 창과 벽면을 빼곡이 채운 책들, 사장님의 취향이 잘 보이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라 그런지 아늑하고 포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산책 도중 잠깐 쉬어가기에 참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음료는 대추를 동동 띄운 진한 오미자차를 추천드립니다.
오래된 미래
위치ㅣ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 35-19
전화ㅣ010)3143-0732
카페를 나와 계속 걸어가니 위쪽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보입니다. 이 돌계단을 오르면 승암사가 보이는데요. 절 뒤에 있는 바위가 좌선하는 승려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절 이름이 승암사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절 앞에서 커다란 고목이 저를 맞이하고 있었는데요. 봄이되면 예쁜 꽃을 피운다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됩니다. 부드러운 승암산의 능선에 둘러싸여 있는 승암사는 작지만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바람쐬는길과 무형유산원의 모습을 한번에 볼 수 있습니다. 산책을 하시다가 승암사에 방문하셔서 마음의 힐링을 얻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승암사
위치ㅣ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 47-13 승암사
길을 계속 걷다보면 왼편에는 아기자기한 가정집도 보이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전주천의 자연이 점점 더 잘 드러납니다.
치명자산 입구도 바람쐬는길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걸어서 약 30분이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고 하니, 날이 더 풀리면 꼭 산에 올라가 완산구의 풍경을 볼 예정입니다.
치명자산 입구를 조금 더 지나면 양 쪽으로 큰 나무가 심어진 멋진 산책로가 나옵니다. 지금은 앙상한 나뭇가지만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푸른 녹음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날이 너무 변덕스러워서 돌아갈 때쯤 구름이 거치고 해가 떠서 참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이 날씨에 따라 변하는 바람쐬는길의 다양한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 돌아가면서도 열심히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전주천 아래쪽으로 놓여있는 산책로를 이용해보았습니다. 전주천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고 그 곳에 있는 나무나 꽃들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게 여겨집니다. 천에는 다양한 생물들도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생물들의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아까 언급했던 생태박물관에 생물종에 대한 정보가 잘 나타나 있으니 방문해서 알아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다시 지나온 터널로 돌아오면서 바람쐬는길을 따라가 본 산책은 끝이 났습니다. 우연히 찍은 달팽이 표지판을 보니, 이 길은 천천히, 느긋하지만 편안한 산책을 하며 마음의 편안함을 되찾기에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주변에 한옥마을 같은 화려한 관광지가 있지만, 이 포스팅을 보시고 이곳에서도 조용하고 편안한 산책을 하며 추억을 쌓아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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