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가을 햇살이 무성한 잎들 사이로 내리쬐어서 두터운 기둥 사이를 걷는 기분은 더 몽환적입니다. 단단한 나무 몸통도 인상적이지만, 워낙 하늘 높이 자라는 터라 메타세쿼이아 숲 안을 걸으면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데 최고죠. 가을에는 물들어가는 여러 색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갑자기 추워져서 가을색으로 물들기도 전에 눈이 내려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렇게 두 나무 사이로 바라보면 건너편에 있는 멋진 풍경이 또 하나의 프레임이 되어 비칩니다. 걷다가 잠시 멈춰서는 이유예요.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아직 본격적으로 물들지 않았지만, 건너편에 있는 은행나무는 한창 가을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줄지어 있는 모습이 참 예뻤는데요, 조금 더 노랗게 되면 일렬로 늘어선 모습이 훨씬 더 멋있겠죠? 마찬가지로 저쪽에서 하늘 높게 자란 이 숲을 보는 풍경도 좋을 겁니다.
숲길 아래에 무성하게 자란 맥문동은 보라색 꽃을 한참 피워낸 후 지금은 동그란 열매를 매달고 있습니다. 계절마다 색다른 뷰를 보여주는 공주 메타세쿼이아 길이에요. 겨울에는 하얀 솜털 이불을 덮은 듯 또 다른 모습을 변할 거고요.
걷다 보니 달콤한 솜사탕 냄새가 바람에 솔솔 흘러오는데요, 역시 계수나무가 있었어요. 노랗게 물든 계수나무잎들이 햇살에 투명하게 비치고 있는 데다가 달달한 솜사탕 내음까지 풍기고 있어서 또 다시 발걸음이 멈춰집니다.
지금은 바짝 말라 있지만 나무 아래에는 이렇게 맨발 걷기에 좋은 황토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생태공원 둘레를 걸을 수도 있을 뿐 아니라 피톤치드 맡으며 메타세쿼이아 바로 아래에서도 산책할 수 있어요. 지금은 맨발로 걷기에 너무 차가울 듯해요. 내년 따스한 봄이 오면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정안천 생태공원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큼지막한 정자도 중간에 있으니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 왔을 때 여기에서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 드려요.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는 빗자루도 있고요, 관리가 너무 깨끗하게 잘 되어 있었어요. 반들반들한 거 보이시죠?
이곳을 다녀간 누군가가 예쁜 흔적을 남겨두었더라고요. 솔방울과 나뭇가지로 이름을 써 놓았던데 좋은 추억을 만들었겠죠? 자연이 남긴 것들로 장식된 바닥을 보니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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