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가을 하늘처럼 파랗고 구름 한 점 없는 날 익산 왕궁면 광암리 망모당의 주차장은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처럼 한가롭기만 합니다. 마을은 동향이지만, 마치 따스한 햇볕을 포근히 안은 남향 마을 같은데요, 오늘 여기서 만날 분을 생각하니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충숙공 표옹 송선생 강생 유지비가 마치 신도비처럼 인도하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마을 한쪽 야트막한 야산 아래 조그마한 가옥이 하나 있는데요, 얼추 보면 조선시대 어느 마을에 온듯한 착각이 듭니다. 원래는 이부근이 표옹이 살던 은거당이었다는데요, 현재는 길이 났고 뒤뜰의 별장이었던 망모당만 남아 있습니다. 표옹 송영구가 쓴 '망모당 상량문 육위시'시비가 서 있는데요, 표옹이 동, 서, 남, 북 하늘과 땅을 돌아가면서 노래한 시인데 참 특이한 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