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색 단풍이 제대로 든 수락산
수락산은 서울산이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도봉산과 더불어 의정부시에 걸쳐 있는 명산입니다. 서울의 북쪽 노원구 상계동과 경기도 남양주시 그리고 의정부시와 경계를 이루는 큰 산이지요. 서쪽으로는 도봉산과 남쪽으로는 불암산과 접하고 있습니다. 높이는 638 m로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과 더불어 수도권 4대 명산으로 불립니다. 1977년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89년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고해요. 그런데 그 부작용으로 계곡마다 불법 영업 천지가 되었다가 최근에 계곡정비 사업을 통해 계곡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수락산 등산로는 여러 곳이 있는데요. 의정부 쪽의 등산로는 쌍암사방면, 장암역 방면, 동막골 방면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장암 등산로는 최근 계곡 정비사업으로 무척이나 아름다운 등산로가 조성되었는데요. 특히 서계 종택, 석림사, 노강서원 등 역사적 유적지가 포진해 있어 더 볼거리가 많은 등산로가 아닌가 싶어요.
서계 고택의 오랜된 은행나무와 석림사 계곡
장암 등산로는 자연스럽게 서계 종택을 지나는데요. 서계 종택에는 의정부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450년 은행나무가 서 있는데요. 샛노랗게 단풍이 든 모습이 장관을 이룹니다. 멀리서도 지붕 위로 솟은 황금빛 은행나무가 한눈에 보이는데요. 축축 처진 가지가 예술입니다. 여러 번 이 나무를 찾았지만 이토록 화려한 황금색 단풍은 처음 봅니다. 은행나무가 서 있는 서계 종택은 사유지라서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지나가면서라도 은행나무의 멋진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지요.
고택 옆의 계곡은 특히 붉은 단풍이 들어 화려하기 이를 데 없더군요. 확실히 계곡 정비 사업 이후로 이쪽으로 통행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노강서원과 석림사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등산로 초입은 계곡이 계속 이어지는데요. 물이 많을 때에는 바위틈을 타고 흐르는 계곡물이 모여 작은 연못을 만들어서 설악산 백담사 부럽지 않은 연못 계곡이 됩니다. 바위들이 하나같이 넓어서 바위 위에 벌렁 드러누워 하늘을 쳐다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더군요.
계곡이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는데요. 경사가 심하지 않고 위험한 구간이 없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로 나들이 삼아 나온 분들도 많더군요.
또 코로나19이후 젊은 등산객들이 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었어요. 요즘 혼산이 유행이라고 하더니만 혼산을 즐기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수락산에도 가을빛이 완연했는데요. 제가 올랐던 10월 초에는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1시가 넘어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벌써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팀도 많았어요. 계곡의 바위에 그늘막을 치고 망중한을 즐기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저는 처음에는 정상까지 갈 생각이 없이 가볍게 나선 길이었는데요. 아이들도 막가고 해서 그냥 따라가다 보니, 정말 어쩌다보니 정상까지 올라갔다 왔습니다. 처음에는 제1쉼터까지만 가자 하고 갔다가, 다시 제2쉼터까지만, 그리고 다시 전망대까지만 가자하고 올라간 산행길이었습니다. 올라갈수록 길은 험해지고 바닥에는 돌들이 많아서 걷기가 나빴어요. 헉헉대고 겨우 전망대에 도착했더니 의정부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사패산 쪽 고속도로와 호원동 쪽이 내려다보이네요. 이 맛에 산을 오르는가 봅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둘러보니 정상의 바위가 바로 코앞에 보이더군요. 원래는 전망대에서 하산하려고 했는데 코앞에 정상을 두고 내려가는 것이 너무 아까워서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어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는 어쩜 그렇게 가볍게 올라가는지 부럽기만 했어요. 저는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서 5분 걷고 쉬고 5분 걷고 쉬고 하는 고행길이었답니다. 이쪽 길은 딱히 볼거리가 많은 것 같지는 않았어요.
지루하게 돌길을 오르니 기차바위와 청학리 방향의 이정표가 나오고 갈림길이 나오더군요. 정상 쪽으로 계속 오릅니다. 다시 이정표가 보이는데요. 남양주 방향으로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요. 평지같은 능선을 따라 조금 더 가니 정상이 보였습니다. 그제서야 땅 밑의 노란 꽃도 보이고 멋지게 휘어진 소나무도 눈에 들어옵니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정상 바로 아래 계단을 오릅니다. 집 채만한 바위가 가로막혀 있었는데요. 그 바위를 지나니 붉은 글씨로 선명하게 ‘수락선주봉 631m’라고 적힌 표지석과 태극기가 보입니다. 모두들 표지석 아래서 인증샷을 찍는데 표정에는 뿌듯함이 가득했어요. 왜 아니겠습니까. 저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힘겹게 오른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성취감이 대단하더라고요. 이런 작은 성취감이 모여서 큰 성취감이 되고 삶을 충만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틈에서 노란 야생화와 구절초? 산국화? 같은 작은 야생화들이 무리지어 피는 것도 감동이었습니다.
잠시 땀을 식히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확실히 오르막길보다는 내리막길이 편하더군요. 아마 한번 디뎠던 곳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낯선 길이 아니니까요. 거의 다 내려오니 석림사에서 저녁 예불을 알리는 종소리가 수락산 계곡을 타고 산 전체로 울려퍼져 나갑니다. 코로나19시대에 확실히 산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늘었더군요. 혼산이 대세로 떠오른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수락산 등산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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