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개봉한지도 10년이 넘은 첫사랑의 설렘과 아련함을 담은 영화 <건축학개론>.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며 한 번쯤 지난 추억을 떠올려 보셨을 텐데요. 극 중에서 과거 승민(이제훈)과 서연(수지)가 과제를 위해 만나는 첫 데이트를 했던 장소, 바로 그 장면을 촬영했던 촬영지가 이곳 양평 구둔역 입니다.
두 사람의 풋풋함이 가득했던 첫 데이트 장소는 바로 양평 구둔역인데요. 두 사람이 나란히 걷던 철길. 역 건물을 바라보다 문득 서연이 승민에게 '오늘이 내 생일이야'라며 '기억해'라고 말했던 영화 속 장면은 구둔역에서 촬영되었습니다.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는 양평 구둔역"
양평 구둔역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설치해 1940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역사가 긴 간이역인데요. 역설적이게도 '구둔(九
屯)'이라는 역명은 임진왜란 때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아홉 개의 진을 쳤던 것에서 유래한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70여 년을 운영하던 구둔역은 <건축학개론>이 개봉한 2012년 문을 닫았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지 6개월이 채 안 돼 아쉽게 폐역이 되었는데요. 이후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등장하며 유명 명소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구둔역을 찾는 이유는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문을 닫은 폐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역은 사람들이 어딘가로 떠나거나 돌아오는 장소여서 그런지 다시는 못볼 사람들을 본다는 느낌도 들고 왠지 모를 설렘과 그리움이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대합실은 이런 감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 중 한 곳입니다. 마지막까지 운행 당시 사용하던 플라스틱 안내판과 매
표창구, 낡은 의자가 고스란히 남겨 놓아서 독특한 정취를 자아내는데요.
한 편엔 <건축학개론>을 비롯해 구둔역을 배경으로 촬영한 여러 작품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나 하나 가장 예쁜 장소와 구도를 골라 찍은 작품들인 만큼, 사진을 참고해 구둔역에서 인생샷을 남겨보세요!
역 건물과 철길 사이엔 사람들의 소원이 빼곡히 걸린 소원나무가 서 있습니다. 이미 다녀간 사람들의 소소한 소원들을 하나씩 읽어보는 것도 작은 재미 중 하나인데요. 주기적으로 제거를 해서 그런지 내용이 아주 오래된 것은 찾아볼수 가 없더라구요 펜과 종이도 친절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소원나무 맞은 편엔 거대한 은행나무가 서 있습니다. 나무의 크기가 워낙 커 가을이면 은행잎이 떨어지며 주변을 온통 황금빛 카펫으로 물들이는 장관이 연출되는데요. 특히 나무 앞엔 포토존도 마련되어 계절마다 다른 나무와 풍경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사실 구둔역은 모든곳이 추억의 장소인 만큼 포토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역 안과 밖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벤치를 비롯해 <건축학개론>의 두 사람이 나란히 걸었던 철길, 멈춰서 있는 두량의 열차, 대합실, 이제는 보기 힘든 목조건축 양식의 역 건물 등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역 건물과 대합실의 경우 아이유의 꽃갈피 앨범 쟈켓에 배경으로 등장하며 한 층 더 유명해진 곳인데요. 무엇보다 구둔역은 주변에 높은 건물도 없어 파란 하늘과 저 멀리 보이는 산을 함께 담기 좋아 사진 찍기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구둔역은 2006년에 역사와 광장, 철로승강장을 묶어 '양평 구둔역'으로 등록문화재 296호로 지정되었는데요. 그만큼 의미있고, 앞으로도 오래 보존할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겠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의미있고 오래 간직하고 싶은 기억. 주말에는 첫사랑의 애틋함을 간직한 구둔역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기억을 남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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