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의 현실로 인해서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유지해서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평화누리길 12코스 중 대광리역포인트를 향해서 걸어갑니다.
대광리역을 향해 가는 길은 한적한 시골 시내의 모습이 이어집니다. 자동차의 통행이 드물긴 하나 늘 차로 와 도보 동선이 겹치는 곳은 앞뒤를 주의하며 걷습니다.
산을 전면에 두고 가는 한적한 시골 마을 길. 사람도 거의 드물게 있어서 거리두기는 확실히 지키면서 안전한 여행이 가능합니다. 배산임수에 있는 마을이라 그런지 그 모습이 더욱더 평화로워 보입니다. 물소리와 가끔 들려오는 새소리에 마음마저 편해져 옵니다.
흐리지만 습도가 높은 날씨여서 그런지, 답답함과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물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었습니다.
대광리역까지 가는 도중 만난 다리 밑 계곡에 공중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으니 체크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물가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곤 다시 여정을 이어갑니다.
대광리역에 도착하니 역시나 역 주위로 늘어선 수많은 가게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지친 몸과 향긋한 커피 향에 이끌려 대광리역 근처 아담한 카페에서 조금 쉬어가기로 합니다. 다시 채비하고 신탄리역까지 가는 길. 이전 여정과 비슷하게 쭉 정겨운 시골 마을 풍경이 이어집니다.
논밭을 둘러보며 산을 정면에 두고 가다 보면 시원하게 흐르는 하천의 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역 근처에 당도하니 마을로 들어서게 되는데요.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거리는 고요하기만 했습니다.
적지 않은 여정 끝에 도착한 신탄리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문장으로 유명한 신탄리역은 경원선에 있는 역 중 하나이며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길 4에 위치합니다.
신탄리는 ‘새 숯막’이라는 다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부터 고대산의 풍부한 임산 자원을 토대로 목재와 숯을 가공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마을입니다. 이곳에 경원선 철도가 부설된 뒤로는 숯 가공이 더욱 번창하였다고 합니다.
경원선은 서울에서 원산까지 연결된 철도 노선으로 1910년에 착공하여 1924년 개통되었는데요. 과거 서울과 원산을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던 기차는 1945년 한반도가 38선을 기준으로 나뉘기 시작하면서 운행을 중단한 가슴 아픈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끊어진 철길은 1955년부터는 신탄리역을 종점으로 운행을 했으며, 신탄리역 이후로는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철길이 폐지되면서 1971년 철도 중단점 표지판이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통근 열차가 운행되며 여객, 승차권 발매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남한 측 최북단 종착역이었다가 2012년 11월 20일 백마고지역이 연장 개통되면서 대광리역과 백마고지역의 중간역이 되었는데요. 통근 열차가 운행되었다가 연천역 전철 복선화 공사로 인하여 현재 운행이 일시 중단한 상태로 내년에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남북 분단의 역사를 품은 신탄리역 근처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경원선 철도의 남쪽 중단점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방문객들에게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아픈 역사를 가진 신탄리역을 마음에 새긴 후 마지막 종착지인 역고드름을 향해봅니다.
반듯반듯한 농경지를 시원하게 흐르는 하천 길가마다 만발한 야생화 길이 이어집니다. 연천지역의 거의 손대지 않은 자연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데요. 초행자 분들은 비슷비슷한 풍경과 낯선 역고드름의 지명 길을 잃지는 않을까 걱정하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연천의 유명 명소이기 때문에 목적지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많아 잘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곳도 자전거 도로와 동선이 겹치는 곳이 많아 도보로 이동하시는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대망의 평화누리길 마지막 목적지, 역고드름!! 긴 거리를 걸은 만큼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여름이라 역고드름의 모습을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사진으로 못 전하는 아쉬움을 설명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역고드름은 경원선 대광리역과 신탄리역을 지나 도로를 벗어나 좁은 논길로 접어들다 보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선인 평화누리길 종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겨울엔 터널 초입부터 어린아이의 키만 한 역고드름이 넓게 형성되면서 하나의 큰 암벽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고대산 북쪽 끝자락 기슭 작은 구릉 지대에 폐 터널 안쪽의 바닥과 천장에 걸쳐 고드름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역고드름의 형성 배경은 경원선 철도공사가 중단된 후 해당 동굴을 한국전쟁 중 북한군이 탄약고로 사용하면서 미군의 폭격을 받게 되었고, 곳곳에 생긴 균열에 겨울이 되면 삼투압의 과학 이론과 더해져 역고드름이 생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안쪽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터널 내 고드름의 크기와 두께가 점점 작아지며 안쪽은 출입 불가하기 때문에 고드름에 근접한 곳에서 관찰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고드름의 기이한 모습도 모습이지만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영토 분쟁의 격전지이자 연천의 지역적 특징을 알 수 있어 그 의미가 깊은 명소입니다.
가는 길에 끊어진 차탄천 경원선 교량이 보입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되어있지만, 외부에는 연천과 철원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현무암을 네모나게 다듬어 마감 처리했습니다. 교량 앞에는 평화누리길 스탬프 보관소가 존재하여 마지막 도장을 찍어봅니다. 이제 기나길었던 모든 여정을 완주하고 돌아가기로 합니다.
운행이 중단된 신탄리역 내부에는 시인이 머무는 자리라고 해서 잠시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있습니다. 또한 역 한편에는 옛날 농기구 전시장도 있으니 시간 여유가 있으시다면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귀가할 때는 연천 신탄리역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돌아가시는 것이 가장 좋은데요, 보시다시피 종점 부근이라 버스가 많이 정차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적이 많지 않은 곳이다 보니 배차 간격이 짧지 않아 운행 시간은 꼭 체크해야 합니다.
신탄리역에서 39-2번 버스를 통해 동두천역 방향으로 가시거나, G2001 버스를 타고 도봉산역 방향으로 가시는 것을 추천해 드리니 이점 꼭 참고 부탁드립니다. 연천에서 서울까지 나가는 여정도 짧지 않으니 꼭 시간 분배를 잘하셔 귀가에 문제없으시길 바랍니다.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한 평화누리길 12코스. 평화누리길 코스를 걸으면서 자연은 물론 문화 역사 먹거리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만족할 수 있었는데요. 더불어 바쁘다는 핑계로 내 안에 덮어 두었던 많은 가치를 길을 오롯이 걸으며 발견해 낼 수 있었던 여정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창궐로 모두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많이 지쳐있어 걱정뿐인데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면서도 마음속 단단하게 매듭지어진 갑갑함을 덜어낼 수 있는 도보여행을 평화누리길 위에서 시작해 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평화누리길 12코스 통일이음길 위치
◎ 시점 : 연천군 군남면 선곡리 산243
◎ 종점 :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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