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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서 가족들과 주말에 가볼만한 남산의 2배 규모인 언택트 여행지 석포숲 공원 방문 및 소개

롤라❤️ 2020. 11. 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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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장마가 더위는 다소 가시게 했었더 여름을 보내고 올해도 다시 만난 가을!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거쳐오면서 여러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 들도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특별하고 의미있는 기부를 하신 분이 있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한 평생 가꾼 숲을 나라에 기부한 손창근 선생입니다. 오늘은 손창근 선생의 숭고한 정신과 기부의 뜻을 알리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묵리에 조성한 ‘석포숲 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기부자 손창근 선생 선친의 아호를 딴 석포(石圃) 숲은 선생께서 용인·안성시 소재 사유림 662ha(약 200만평)를 2012년 4월 5일 식목일을 기하여 국가(산림청)에 기부한 재산입니다. 50년 동안 잣나무·낙엽송 200만 그루를 심고 가꾼 숲을 국가에 기부한 것입니다.

 

손창근 선생은 유년 시절, 배고픔의 허기를 달래주던 유실수종을 심어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와 자연 체험 학습장의 목적으로 석포 숲 을 조성했다고 하는데요. 현재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넓은 석포 숲은 ‘환경 모델림’으로 선정해 산림청에서 관리 및 육성하고 있었습니다. 

"맑은 가을 햇살이 아름다운 용인석포숲 기념공원"

입구에서 기념공원까지 올라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주차장을 지나 애덕 고개 방향으로 천천히 오르는 완만한 길과 종합안내도 뒤로 난 등산로를 따라 빠르게 올라가는 건데요. 비교적 덜 알려진 관광지라 찾는데 헤맬 수 있으니 공원 방문 시 ‘석포 숲 공원 주차장’을 검색해보세요. 훨씬 더 수월할 거예요.

 

좁지만 길이 조금 만들어져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오른편으로 뉘엿뉘엿 해가 지는 모습 사이로 동화 속 마을이 보입니다. 가을 하면 역시 단풍 구경을 빼놓을 수 없죠. 나뭇잎이 물들기 시작한 숲길을 함께 걸어볼까요? 

공원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자연을 즐기면서 천천히 걸어보세요. 이곳은 머무는 동안 만난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한적한 자연 속 쉼터입니다.

 

밤나무, 호두나무, 매실나무, 살구나무 등 표지판에 적힌 설명 덕분에 자연스레 아이와 관찰 학습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좋았답니다.

 

정상에 오르느라 거칠어진 숨을 하늘 위로 뱉어봅니다. 차에서 내린지 20분 만에 만난 풍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말 멋졌는데요. 봄에는 벚꽃 로드가 되고 가을에는 단풍 로드로 휴식처가 되어 주는 경기도의 숨은 명소에서 한폭의 풍경화를 만나게 된 기분입니다.

석포 숲의 크기는 서울에 있는 남산의 2배 면적입니다. 1,000억 대 산림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일까요? 백만 불이 아깝지 않은 멋진 경치입니다. 오르는 동안 바람 소리와 새 소리, 그리고 우리 가족의 목소리 말고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아 온전히 가족과의 대화에 집중하며 힐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석포 숲 안내도를 보고 나면 나무 말고 숲을 보는 새로운 방법이 보입니다. 방문객을 위한 공간인 석포 기념비, 한반도 데크로드 전망대! 아울러 석포 숲은 김대건 신부의 순례길인 <청년 김대건 길>이기도 한데요. 이곳에 오셨다면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 미리내 성지와 은이 성지를 오가는 길인 애덕 고개 – 바사리 고개 – 망덕 고개를 걸으며 사색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네요. 근방에는 시궁산과 문수산 오토캠핑장이 있으니 1일 투어를 계획한다면 참고해 보세요!

석포 숲 기념비가 있는 기념공원과 한반도 데크로드를 지나 팔각정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오늘의 관람 포인트입니다. 한반도 데크로드는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아 태극문양을 형상화해 만든 것인데요. 기념공원에서 팔각정까지 한반도 모양의 길로 구성된 한반도 데크로드에서 만난 풍경과 바람은 가슴 뛸 정도로 아름다웠답니다.

석포 기념비 뒷면에는 숲이 기부되고 기념공원이 조성되기까지의 과정이 편지형식으로 상세하게 새겨져있으니 꼭 읽어보세요. 이곳에 그대로 옮겨봅니다.

“이 산은 손창근 선생께서 1960년대부터 용인안성시에 위치한

임야 약 200만평에 50여 년간 나무를 심고 정성스럽게 가꾸어 푸르고 울창한 숲을 이루어 놓은 곳입니다.

손창근 선생께서는 힘들어 가꾸어 놓은 이 울창한 숲을 잘 보전하고 후세대까지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12년 4월 5일(식목일)을 기하여 국가(산림청)에 기부하였습니다.

산림청은 숲과 더불어 일생을 걸어오신 손창근 선생의 숭고한 정신과 기부의 뜻을 알리고

산림의 소중함과 숲이 주는 공익적 가치를 더하기 위하여 석포 숲 공원을 조성하였습니다.

석포 숲을 품격 있고 의미 있는 산림자원으로 육성하여

국민에게 행복을 주고 희망찬 미래를 담아갈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부의 숲으로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2013. 11. 22.

산림청 직원 일동

 

손창근 선생의 기부 정신은 선친의 나눔 정신을 계승한 것이라 합니다.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회 연구 기금 기부부터 2012년 석포 숲 기부, 2017년 KAIST 기부까지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8년 11월 손창근 선생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추사 김정희의 걸작 <불이선란도>를 포함한 손세기·손창근 컬렉션 202건 304점을 기증, 올해 8월에는 국보 제180호 <세한도>까지 조건 없이 기증했습니다.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고 고민 고민 하다가 박물관에 맡기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귀중한 국보급 유물들을 나대신 길이길이 잘 보관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앞으로 내 물건에 대해서 손아무개 기증이라고 붙여주세요. 나는 그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합니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합니다.

 

석포 숲이라는 위대한 자연이 주는 감동만큼 선생님의 나눔은 오래도록 큰 감동을 전해줄 것입니다.

‘석포 벚꽃 20리 길’은 손창근 선생이 어린 시절 20리(약 8km) 비포장 길을 왕복하며 초등학교를 등·하교한 애환의 길을 임도로 복원하였습니다. 20리 길은 꽃 피는 봄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왼쪽에 있는 바사리 고갯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올라온 길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지는 해를 뒤로 하고 걷는 길은 또 다른 힐링을 느끼게 하네요.

 

차 소리, 사람 소리 하나 없이 아득하게 사라지는 곳. 오직 풍경만이 가득 채워진 숲속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일상의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느끼고 왔습니다. 자연 보호를 위해서는 나무를 심는 것 보다 가꾸는 일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후세대의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한 평생 가꾸어 기부한 석포 숲! 울창한 숲을 잘 보전하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숲이 되길 바랍니다. 

석포숲공원

주소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이원로 640번길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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