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는데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코로나 이전의 평범했던 야외 활동이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여유 있고 안전하게 야외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다녀왔는데요. 조금 일찍 찾아온 싱그러운 여름을 만나러 지금부터 용인 한택식물원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 시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위치한 한택식물원은 약 20여만 평의 규모에 희귀, 멸종 위기식물, 자생식물, 외래종을 포함해 총 1만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식물원입니다. 사회에 환원의 취지로 2001년 재단법인 한택식물원으로 새롭게 거듭났으며 2002년에는 자생식물 보전 지역,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거 국가 지정 식물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평일이라 방문객이 많지 않아서 식물원이 한적했는데요. 주말에 방문객이 좀 더 늘어나도 워낙 식물원이 넓어서 방문객 간의 거리 유지가 잘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지내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에 너무 좋은 공간입니다.
발길 닿는 곳, 눈길 닿는 곳이 모두 꽃 천지인데요, 5,6월에 한창 꽃을 피우는 부채붓꽃, 매발톱, 금낭화 등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어여쁜 꽃들을 보며 기분 좋게 식물원 나들이를 시작했습니다.
서른여섯 가지 테마로 색다르게 즐겨요!
한택식물원은 사계 정원, 허브&식충식물원, 어린이 정원, 암석원 등 각각의 테마에 맞춰 36가지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습니다. 허브&식충식물원처럼 각 정원에서 관람할 수 있는 식물의 종류가 달라지거나 어린이 정원처럼 주제에 맞춰 정원이 꾸며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허브정원
허브정원 가운데에 서 있는 고목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서양화가 고 도상봉 화백의 집 정원에 심어져 있던 라일락 나무라고 합니다. 도상봉 화백은 생전에 라일락꽃을 즐겨 그렸었는데 집 수리를 하면서 인부들의 실수로 고사하게 된 라일락을 다시 어렵게 살려내어 한택식물원에 기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어린이 정원
입구에서부터 아기자기한 놀이터를 연상하게 하는 어린이 정원은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흔들 다리를 건너가면 숲속 오두막 같은 작은 집이 나오고 나무 기차를 타고 있으면 동화나라로 데려다줄 거 같은데요. 언덕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신나게 놀다 보면 아이들도 어느새 자연과 친구가 되어있을 것 같아요.
암석원
암석원은 500여 종의 작고 화려한 고산 및 고산성 식물들이 돌과 함께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 곳인데요, 작은 연못과 주변의 형형색색의 꽃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중남미 온실&남아프리카 온실
호주 온실, 중남미 온실, 남아프리카 온실에서는 바오밥나무, 선인장, 나무알로에 등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열대성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식물들의 크기가 모두 대형이라 일반 화원에서 보던 열대식물과는 아주 색다른 느낌입니다. 특히 나무알로에는 남아프리카의 멸종 위기 식물로 현재 국제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식물인데요. 그중 나무알로에 3종이 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한택식물원에 식재되어 해외 식물 유전자원 보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생식물원
식물원 야외에 위치한 수생식물원은 수생 아이리스와 연, 수련, 그리고 물속에 사는 벌레잡이 식물인 통발까지 다양한 수생식물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연꽃은 아직 개화 시기가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대신 작고 노란 꽃이 앙증맞은 개연꽃을 볼 수 있었답니다.
수생식물원을 천천히 걷다 보면 유난히 큰 키가 돋보이는 나무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바로 물속에서도 자라는 나무 '낙우송'입니다. 잎이 새의 깃털처럼 생겼고 가을이 되면 잎이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낙우송 주변으로 불쑥 불쑥 튀어나온 뿌리가 인상적인 나무입니다. 죽순처럼 땅 위로 솟아오른 뿌리는 물을 좋아하는 낙우송이 질퍽한 땅속에서는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숨을 쉬기 위해 기근이 땅 위로 튀어나온 거라고 하는데요, 자연의 생존법이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길 위에서 만난 작은 친구들!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오솔길을 걷다 보니 반가운 친구들이 마중을 나옵니다. 바로 다람쥐와 청설모인데요, 조심조심 다가가보지만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얼른 발걸음을 재촉해 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숲길 곳곳에 도토리 통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 아이들의 식사였나 봐요. 너무 귀여운 녀석들의 모습에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식물원 나들이를 모두 마치고 나오는 길에 개구리도 만났어요. 초록색의 자그마한 몸이 너무 앙증맞았는데요, 오솔길에서 만난 다람쥐와 청설모, 그리고 개구리를 생각하니 한택식물원 안내장에 적혀있던 '식물원은 공원이나 유원지가 아닙니다. 식물 없이는 동물도 살아갈 수 없듯이 식물은 생태계의 기본입니다'라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식물원에서 만난 작은 꽃 한 송이도 아끼고 지켜주어야 이 작은 동물들도 제 집을 지키고 잘 살아갈 테고 우리도 또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겠죠? 요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자연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일인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다양한 식물 자원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라 더 유익했습니다. 초록빛 향기로 가득한 한택식물원에서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자연이 선물하는 에너지를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요즘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분위기라 야외 활동 시 생활 방역수칙 준수가 더욱 중요한 시기입니다. 식물원을 방문하실 땐 마스크와 손 소독제 꼭 챙겨주세요.
▼ 한택식물원 홈페이지 바로 가기▼
www.hantaek.co.kr
관람시간 : 매일 09:00 - 일몰시간(연중무휴 운영)
매표 마감 : 18:00 / 동절기(11월 ~3월) 17:00 *계절에 따라 변동 가능
문의 : ☎ 031-333-3558
주소 :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한택로 2 한택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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