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산(龍華山, 342m) 가는 길
용화산은 익산시 금마면 소재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등산 시작점이 서동공원 주차장이기 때문에 [서동공원]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해서 찾아가면 된다. 주차장에서 등산로 계단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용화산(龍華山) 등산로
주차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그곳에서부터는 흙길로 된 등산로가 시작된다. 요즘 잘 알려진 등산로에는 인공 설치물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포장된 도로, 돌계단, 테크길과 같은 것이 바로 그것들이다. 하지만 용화산 등산로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인위적으로 손을 댄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 초입 짧은 구간은 하늘이 열려 있다. 그 구간을 지나면 숲길이 이어진다.
숲길로 들어서면서 여름을 만난다. 여름을 상징하는 백일홍 꽃과 가을을 상징하는 밤송이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피고 지기를 백일 동안 한다는 백일홍 꽃이 건재한 것을 보면 아직은 여름인 것은 분명한가 보다.
가파르지 않은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면 오른쪽으로 하늘이 열린다. 하늘이 가려진 숲길을 걷는 것은 산행 재미 중의 하나이지만 이렇게 가끔씩은 하늘이 열린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다. 용화산 동쪽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이는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봉래산이 있고 멀리 운장산 쪽도 희미하게 보인다.
다시 완만한 숲길이 시작된다. 주변의 나무를 보면 소나무가 일부 보이고 참나무와 같은 활엽수가 주종을 이룬다. 숲의 천이(遷移) 과정으로 보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숲이다. 천이(遷移)라는 것은 긴 시간 동안에 걸쳐 일어나는 자연적인 변화를 말한다. 숲의 천이 과정을 보면 가장 먼저 한해살이 풀들이 자리를 잡고 그 이듬해부터는 여러해살이 풀들이 한해살이풀들의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해살이풀들은 한해살이풀들을 밀어내고 그 자리의 주인이 된다. 그 다음 단계로 키 작은 나무(관목)들이 여러 해살이 풀 틈에서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이 시기에 소나무 씨도 날아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소나무가 나타나면 몇 년 사이에 온통 소나무 숲이 되어 버린다. 그 다음 단계에서 시간이 흐르면 소나무 숲은 참나무류에게 서서히 자리를 빼앗기기 시작한다. 참나무 종류가 숲을 평정하고 나면 그 다음 단계에는 참나무 아래에 있던 서어나무, 박달나무들이 숲의 주인으로 등극한다. 이 시점이 숲의 최정점에 해당한다. 이때 숲의 아래쪽에는 조릿대가 번식하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산길을 걸으면서 귀로는 새소리, 풀벌레 소리도 듣고 때로는 나무 사이로 빠져나가는 바람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것은 자연이 들려주는 음악소리이다. 특별한 형식을 갖추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편하게 들리는 모양이다. 귀가 한가해지면 코로 나무향을 맡기도 하고 바람을 타고 전해오는 꽃향기를 느껴 보기도 한다. 어느 구간을 지나는데 진한 꽃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칡 나무 꽃이다.
칡은 햇볕을 많이 받기 위해 잎이 넓고 무성하다. 그러다 보니 잎에 가려 꽃이 잘 보이질 않는다. 칡나무 꽃은 벌에게 꽃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진한 꽃향기를 발산한다. 등산로 주변이 꽃향기로 달콤하다.
등산을 하면서 하늘이 열려 있는 구간에서는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숲길을 오랫동안 걸어야 하는 구간에서는 나무를 관찰한다든지 꽃 구경을 하는 것을 재미로 삼는다. 계절마다 변화가 있기 때문에 같은 산을 다니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산행을 할 수 있다. 오늘 등산로 주변에 많이 보이는 꽃은 닭의 장풀과 짚신나물꽃이다.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여름꽃이다. 특별한 꽃은 아니지만 등산하면서 만나는 꽃은 어느 것이라도 반갑고 보기 좋다.
완만한 능선길이 계속되는데 입구 쪽에서 보이던 소나무가 이곳에서는 보이질 않는다. 완전히 참나무 종류가 숲의 주인이 된 상태이다. 산행을 하면서 이런 풍경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일부 소나무가 보이다가 어느 구간에서는 완전히 소나무가 보이지 않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숲의 역사를 짐작하게 해주는 특징이다.
평지 느낌의 능선길이 끝나는 지점에 하늘이 열리고 평평한 지형이 나타난다. 헬기장이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다시 오르막길이다. 지금까지 등산로 구간에서 가장 가파른 구간이다. 등산로에 로프까지 설치되어 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인 오르막길을 오른다. 힘든 구간을 지날 때는 시선을 발끝에 두고 걷는다. 발걸음 속도도 최대한 늦추고 천천히 오른다. 그렇게 가는데 발 아래 도토리가 즐비하다. 아직 익지 않은 도토리가 달린 가지가 땅바닥을 덮고 있다. 언젠가 방송에서 보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저절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도토리 거위벌레의 소행이다. 도토리 거위벌레는 도토리 열매의 아래쪽에 긴 주둥이를 이용해서 구멍을 내고 그곳에 산란을 한다. 산란을 마치면 바로 주둥이를 이용해서 톱질을 해서 가지를 잘라 떨어트린다.
이때 나뭇가지에는 산란을 한 도토리와 나뭇잎 몇 개가 달려 있다. 도토리 속의 알은 1주일 후에 부화해서 도토리 속을 먹이로 하여 20일 정도 자란 뒤 땅속으로 들어가서 겨울을 지낸다. 다음 해 5월쯤 밖으로 나와 성충으로 생활한다. 도토리 거위 벌레의 생존 전략이다. 그로 인해 도토리 거위벌레는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도토리를 먹이로 이용하는 동물들은 먹이가 줄어들어 위협이 되고 있단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끝나는 지점이 정상이다. 정상은 해발 342m로 그리 높지 않다. 정상의 가운데는 묘지가 자리를 잡고 있어 안내판은 가운데에서 비켜 서있다.
묘지 주변으로는 잔잔한 들꽃이 가득 피어 있다. 무릇 꽃은 알겠는데 그 곁에 있는 꽃은 생소하다. 새끼손톱 크기의 하얀 꽃이 귀엽다.
정상 부분의 면적은 그리 넓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주위가 잘 보이질 않는다. 단지 유일하게 서쪽 방향 나무 사이로 풍경이 살짝 보인다. 서동공원 안에 있는 금마저수지가 보이고 멀리 익산 시내가 어렴풋이 보인다.
이정표를 보면 출발지인 서동공원까지 2.6km이고 반대쪽 아리랑고개까지 거리도 2.6km이다. 아리랑고개는 건너편에 있는 미륵산과 연결이 되는 곳이다. 일반적으로는 이곳에서 다시 서동공원으로 되돌아가는데 오늘은 반대쪽 코스도 소개할 겸 아리랑고개 방향으로 내려가야겠다.
아리랑고개로 가는 길은 한동안 능선길이 길게 이어진다. 높이가 그리 높지 않은 능선길이라서 인지 등산로 좌우로 키가 큰 나무들이 도열해 있다. 덕분에 시원하게 걸을 수는 있는데 높은 산 능선 길에서 볼 수 있는 시원한 풍경은 볼 수가 없다.
능선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지금까지 오면서 보이지 않던 며느리밥풀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은 좌우로 시야가 틔어 있어 동, 서, 북쪽 방향이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내려가야 할 아리랑고개 방향까지의 능선 길도 선명하다. 아리랑고개 바로 앞에 미륵산이 우뚝 서있다. 미륵산 중턱에 있는 미륵산성 모습도 뚜렷하게 보인다. 등산을 장시간 할 경우 용화산과 미륵산을 연계해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내려가는 등산로가 좀 특이하다. 자연 상태로 오래 사용하다 보니 등산로가 깊게 파인 형상이다. 비가 오면 등산로가 수로 역할을 하면서 조금씩 파여서 깊게 되었나 보다.
아리랑고개에 도착했다. 이곳은 금마면과 낭산면을 잇는 지방도가 지나는 곳이다. 이곳을 시작점으로 산을 오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리랑 고개에서 서동공원 가는 길
아리랑고개에서 서동공원까지 가려면 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이 길은 지방도로인데 인도가 별도로 없다. 최대한 길가에 서서 걸어가지만 커다란 화물차가 지날 때마다 조심스럽다. 이 구간을 걸어서 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는 않다.
약 500여m 길을 따라 내려오면 미륵산성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대나무숲으로 유명한 구룡마을도 갈 수 있다. 다시 3~400m를 가면 황각 마을 표지석이 보인다. 이 마을에 가면 바위에 글씨를 새겨 놓은 유적들이 있다. 조금 더 내려가면 T 갤러리 가는 안내판도 보인다. 이곳에서 저수지 방향을 따라가면 서동공원이다. 서동공원 안에는 마한시대 유물 전시관인 마한관이 있다.
용화산 등산 소감…
용화산은 높이가 낮은 산이기 때문에 평상시 건강 관리를 위해서 오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전 등산로 구간이 자연상태의 흙길로 되어 있어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느낌이 좋다. 등산로 입구에는 서동공원과 마한시대 유물 전시관인 마한관도 있어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는 볼거리도 제공해 준다. 좀 더 장거리 등산을 원할 경우에는 용화산과 미륵산을 연계해서 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 다음에는 미륵산성 방향으로 연결해서 미륵산 산행을 경험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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